▏Age ▕ 23
▏Physique▕ 187 cm ‧ 79 kg
▏Theme▕ 1F590D
베틀렌 자작 가문은 나하트로제 이후, 흉흉한 소문들이 난무해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또한 루나 시커가 은제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자마자 은광석을 대량으로 매입했고, 이클립스와의 무기를 거래하고 있다. 자연히 세간의 평판은 극과 극으로 갈리었다.
❝ 집? ……그게 지금 중요하지는 않겠지. ❞
뻣뻣한 어두운 녹색의 머리카락은 대충 잘려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며, 그와 대조되는 주황색 눈동자는 세로로 찢어진 동공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하게 빛난다. 짙은 눈썹과 올라간 눈꼬리, 약한 삼백안 탓에 다소 사나운 인상인데 날카로운 송곳니에 위협적인 덩치까지 더해지니 웬만한 사람들은 겁을 먹고 만다. 웃어도 이젠 별 소용이 없는 모양이다.
의복은 가볍고 단출하다. 주로 남성복을 입고 다니는데, 웬만한 여성복은 커진 덩치에 맞지도 않고 행동이 불편해 깔끔하게 놔주었다. 춥지도 않은지 겉옷이나 로브를 걸치지도 않고 잘만 다닌다. 그리고 발레아 네아그라에서는 짐승의 귀, 꼬리, 손톱 무엇하나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장신구는 목재로 만든 십자가 목걸이가 유일하다. 또한 오른쪽 새끼 손가락이 깔끔하게 절단되어 존재하지 않는다.
Now, In 1797
베틀렌 자작 가문은 나하트로제 이후, 흉흉한 소문들이 난무해도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자신의 자식이 어떤 상태인지조차 관심을 가지지 않고, 행방을 찾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가문에서 제적 한다는 말도 하지 않는다. 마치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굴고 있으니, 이참에 불필요한 혹을 제거하여 잠잠한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사람들도 제대로 입방아를 찧지 못하고 있다. 호사가들이 물어뜯을 곳이 이 자작 가문 하나만 있는 것도 아니이기에 화살은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저 여전히 대장간에서 금속을 두드리고, 새로운 무기를 개발하며 오히려 전보다 더욱 가업에 힘을 쓰고 있다. 당연하지 않은가! 작은 내전과도 다름이 없는 이 상황에서, 무기는 모두가 원하는 것이다. 더 좋은, 더 뛰어난 무기는 반드시 가치를 가진다.
베틀렌 가문은 루나 시커가 은제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자마자 은광석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은이란 얼마나 무른 광석인가? 그것을 무기로 쓸만큼 주조하는 기술력, 자금력을 가진 베틀렌 가문이 이를 놓칠리가 없었다. 그리고 기어코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를 단조하여 이클립스와 거래한다. 그 무기의 가격이 매우 비싸지만, 목숨에 비하면 합리적인 가격일 것이다. 또한 그들이 원하는 무기가 있다면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의뢰를 받아 제작해주기도 한다. 물론, 이 경우 값을 더 받고 있으나…… 풍문에 따르면, 졸업하지 못한 13기생의 아이들에겐 다소 깎아준다는 말이 있다. (만약 의뢰했다면, 실제로도 총 금액의 2할을 깎아 만들어준다.)
자연히 세간의 평판은 극과 극으로 갈리었다. 귀족들의 사이에서는 돈에 눈이 멀어 신의 사도를 자칭하는 집단에게 힘을 쥐어주는 미친 가문이라는 평이다. 그러나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그들 루나 시커가 명백히 인간을 위해 일하는 바, 수호하기 위해서는 마땅한 힘을 갖추어야하는데 어째서 손가락질하느냐는 입장이다. 베틀렌 가문은 그런 소문들이 나도는 것과 동시에 무기 장인들에게 좋은 대우를 약속하며 산하 공방에 들여 일자리를 알선해주니, 서민들 사이에서의 명망은 잃지 않고 되려 높아졌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기존에 만들던 무기들의 제작을 멈춘 것도 아니다. 이것이 누구의 손에 들어갈지, 셈을 조금이라도 할 줄 안다면 모르지 않으리라. 제 목숨을 지키기 위해 무기를 사가는 귀족들이 얼마나 많은지! 악마적인 그들 앞에선 그저 종잇장처럼 구겨진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위협을 향해 날 선 칼날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이라도 안심하는 것이 알량한 마음 아니겠나.
명예는 무너져도 은과 금은 색을 바래는 법이 없다. 수 백, 수 천년이 지나도 그 가치를 잃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들은 잃어버린 명예를 다시 불러들일 수단이 된다. 전쟁이란 것은 언젠가 비로소 끝나기에, 베틀렌 가문은 작금의 사태 또한 길지 않게 소강될 것이라 판단한다. 그때까지 최대한의 이윤을 뽑아 세력을 확장할 것이다. 선대가 꾸려놓은 명예를 짓밟는 처사일 수 있으나, 그것도 우선 살아있고 부가 있어야 지킬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베틀렌 자작 가문은 페룸 발레에 위치하여 오래 전부터 철강 사업을 하고 있는 가문이다. 소규모로 일상품을 제조하고 있기는 하나, 주된 사업은 철광석을 납품받아 군수품, 즉 무기를 제작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품질이 좋고 최신식 무기 설계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어 투자받는 곳이 많다. 제작된 무기는 최우선적으로 자국에 판매하고 있으나, 타국으로 수출되는 경우도 가끔 있다.
가문의 사람들은 대부분 어떠한 방식으로든 가업을 돕고 있으나, 가문의 일이 마음에 들지 않는 이들은 타 지역으로 나가 완전히 다른 분야를 공부하는 경우도 있다. 특이한 점이라면, 초대 자작의 뜻에 의해 군사와 관련된 집안과 혼인을 맺지 않는다는 점이다. 페룸 발레의 귀족 답게 전통적인 권위에는 관심이 없으며 실리에 집중하는 분위기이다.
가문 산하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우가 나쁘지 않고, 권위적인 경향이 낮아 노동자 사이에서 베틀렌 가문에 대한 인식은 나쁘지 않다. 전쟁의 수혜를 받고 있는 가문인만큼 평민 사이에서의 의견은 분분하다만, 어찌되었든 대부분 자국을 위한 무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큰 비판을 받고 있지는 않다.
태동하는 18세기의 후반, 사업이 사업인만큼 국제 정세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으며, 혼란스러운 시기 수익을 많이 얻고 있는 중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 철강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지자 어느 때보다 가문은 활력이 넘치며 모든 이들의 신경이 곤두서 분주한듯 하다.
Bloodline ‧ 진영
전투 방식은 단조롭다. 인간을 아득히 뛰어넘는 힘으로 상대를 붙잡아 제압하거나, 퇴로를 막고 다른 곳으로 모는 것은 잘 훈련된 양치기 개와 다름이 없었다. 굳이 피를 보고 싶어하지 않아 손톱을 세워 누군가를 할퀴는 일은 그다지 없다. 먼저 공격하고 습격하기보다, 루나 시커를 지키고 적을 제압하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
따로 사용하는 무기도 없고, 방어구도 없다. 오히려 방어구는 몸을 둔하게 만들어 불호하는 모양. 최대한 몸을 가볍게 만들어 큰 체구에도 날쌔게 움직인다. 하지만 무기를 다루는 연습은 꾸준히 하고 있다. 하울러들 중에서도 유독 시력이 발달하였으며, 특히 밤눈이 상당히 밝아 야간 추적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흡혈은 과거 한차례를 제외하면 짐승의 피만 섭취하고 있다. 딱히 선호하는 짐승이 있는 것은 아니나, 누군가 사냥해준 것보다 직접 사냥해 먹는 것을 선호한다.
Changes ‧ 변화
나하트로제 직후, 결국 발레아 네아그라 주민들에 대한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주민 십여명을 참살한다.
발레아 네아그라 숲 인근을 떠돌며 살다가, 루나 시커가 하울러의 야성을 잠재우고 그들의 세력으로 편입시킨다는 소식을 뒤늦게 듣고 1791년 10월, 이클립스로 향했다.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절단되었다.
이후로는 무난하게 루나 시커를 도와 일을 해나갔다. 주로 다른 하울러의 추적 및 전투를 담당하고 있으며, 나이트워커의 정화가 본격화 될 때도 추적에 일조했다. 다만, 보통 전면전에는 참여하지 않고 주변 민간인들의 피난을 우선으로 하였다.
본래 가문에서 여러 무기를 접해보았던 터라 이클립스에서 루나 시커의 무기 훈련에 일조하여 도움을 주고 있다. 연구는 아무것도 몰라서 그냥 시키는 일만 하고, 실험이 필요하면 기꺼이 도왔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라면 역시 체격이다. 어릴 때도 작은 키는 아니었으나, 천천히 무럭무럭 자라더니 어느덧 지금의 상태다. 이 이상으로 크진 않는 것 같다.
성격은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차분하고, 훨씬 기민하게 벼려져있다. 여전히 사람은 좋아하지만, 어떠한 벽이 존재하듯 예전만큼 맹목적인 사랑과 헌신을 쏟지는 않는다. 주님의 존재에 대한 믿음은 건재하다.
Personality ‧ 성격
▸ 단순한
❝ 아, 저기에 두라고? 알겠어~ ❞
단순하고 낙천적인,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명료한 성격은 장단점이 분명하다. 기본적으로 쾌활하기에 사람이 좋아 구김살이 없고 사교적이나, 이제 그 기민한 성질을 숨기지 않았다. 하울러로 변모하며 감각이 더욱 예민해진 탓도 있으나, 그보다는 더 이상 눈치보며 행동하고 싶지 않아 한다. 하여 때때로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기는 하나, 이 또한 금방 지나가기는 했다. 생각이 필요할 때는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하지 않는다.
▸ 행동파
❝ 뜨학! 아, 아니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
적극적이고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당찬 성격은 여전하나, 시간이 지나 자라며 보다 차분해져 말을 듣지 않는 천방지축은 벗어난 듯하다. 하지만 의외의 복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하울러로 변하며 힘을 조절하는 것이 아직도 미숙한 탓에 한 번 사고를 치면 스케일이 남달라진 점이다. 본인도 어쩔 줄 몰라 사과하고, 수습하려 하나 썩 결과가 좋지는 못하다. 바라보고 있으면 우스운 마음이 들기도 하니, 각박한 상황 속에서 한 줄기 긴장감을 풀어주어 나쁘지만은 않을지 모른다.
▸ 진솔
❝ 하하. 챙겨주려는 건 고마운데, 그럴 필요 까지는 없어. ❞
호불호가 확실하고 꾸밈없는 성격은 언제나 그 영혼을 드러내듯 진솔하다. 일련의 사건을 겪어오며 깎이고, 흔들렸을지라도 기어이 거짓을 입 밖으로 내놓으려 하지 않았다. 그것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언제나 가감없이 스스로를 드러내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 타인을 배려하고 챙기려는 점도 여즉 남아있으나……. 글쎄, 예전만큼은 아니란 것이 확실하다. 세상을 팔 안에 가두려는 행위가 얼마나 지난하고 오만한 행위인지 깨달았기 때문에, 제 손바닥 안에 닿는 애정을 던지기로 했다. 하여, 그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과 바깥의 사람에게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다르다.
Extra ‧ 기타사항
1789년, 나하트로제의 끔찍한 마녀 사냥의 현장에서 본능적으로 13기생들의 변화를 눈치채고 만감이 교차했다. 그들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살아있음에 감사함과 동시에 끝없는 감정의 파도가 함께 밀려왔다. 그리고, 이 혼란의 틈속에서 가장 큰 것은 분노였다. 저 치들이 감히! 내 친구들과, 선생과, 터를 더럽히고 학살했다. 피! 그것으로 복수를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다! 머릿속을 헤집어놓는 파멸의 속삭임을 따라 움직인다.
하여, 니키타는 그대로 잿더미가 된 별관을 박차고 나가 불을 지르러 온 면면들을 기억하여 십수명을 참살했다. 목을 꺾고, 팔을 물어뜯고, 다리를 찢어 차가운 바닥을 기도록 종용했다. 피를 한껏 뒤집어쓰고, 혈향에 취해 광소하면서도 두 눈에선 끝없이 눈물이 쏟아지더라. 가히 광증이 아니고서 설명할 길이 없었다…….
그렇게 배가 부를 정도로 사람을 취하다, 돌연 뱃속에 든 것을 전부 게워내고 하던 짓을 그만두었다. 빛이 꺼진 눈동자는 더 이상 천진난만하던 과거와 같아질 수 없었다. 그렇게 천근만근한 사지를 이끌고 숲으로 도망쳤다. 죽음이 두려운 것은 아니었다. 그저, 어디로든 도망가 그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 자신이 저지른 죄, 복수, 피……. 혼란스러운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숲에서 잠적하며 사는 동안, 정말이지 사람을 거의 보지 않았다. 나무 위, 바위 아래, 동굴 따위에서 잠을 자고 숲의 짐승이나 열매 등을 구해 먹으며 목숨을 연명했다. 매일 아침, 매일 점심, 매일 밤 기도를 이어갔으나 예전만큼의 충만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신에 선택받은 아이들을 보았기에 더욱 그러했다. 아, 신은 나를 택하지 않았구나. 나는 그분의 방주에 탈 수 없는 짐승이구나……. 믿음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이따금 숲으로 들어오는 루나 시커들을 경계하며 숨었고, 인간이 자신의 생활 반경 안에 들어오면 겁을 주어 쫓아냈다. 그리고 그 인간들이 놀라 떨어뜨리고 간 물건들을 가져가 쓰기도 하는, 그야말로 귀족의 품위 따위는 저버린 생활이었다. 그리고 그것에 묘한 해방감도 느끼는 상태였다. 자유롭고, 신경쓸 것이 없는 삶 말이다. 죄책감과 고통이 가신 것은 아니나 맹렬한 분노를 한바탕 쏟아내었고, 어찌 되었든 13기생 친구들도 살았다. 그들의 행방이 궁금하나 아직 숲을 내려갈 용기는 생기지 않았다. 가족을 보러갈 용기는 더더욱 없었고.
니키타는 스스로를 다잡는 이 시간이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렇게 숲에서 약 2년 정도 살아가며 숲의 생활도 익숙해지고 혼란스럽던 감정도 제법 갈무리가 되었다. 물론,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겉잡을 수 없는 충동이 니키타를 괴롭게 하였으나 버틸 수 있었다. 그리고 1791년 여름 즈음, 조금씩 용기를 내어 마을 근방까지 내려가 정보를 구하기도 했다. 천성이 사람을 좋아하여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다 들은 소식이, 루나 시커가 하울러에게 기도를 하여 야성을 잠재운다는 소문이다.
그 소문을 확실히 알고 싶어 니키타는 간만에 큰 용기를 내어 자신의 모습을 모포로 감추고 마을에 내려갔다. 이따금 시선을 받기는 했으나, 본인들의 삶을 살기 급급한 주민들은 금세 관심을 잃었다. 그것보다 되려 니키타의 심장이 끊임없이 뛰었다. 필시 자신이 저지른 죄 때문이리라. 그렇게 조마조마하게 입수한 정보는 사실이었다! 잿더미가 된 마음에 얄팍한 싹이 트기 시작했다. 혹시,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말이다.
그리하여 1791년 9월,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이클립스로 향했다. 산 속에서 사느라 꼬질꼬질하고 정돈되지 못한 모습, 아무리 감춰도 드러나는 날카로운 동공이 그가 저주받은 짐승이란 것은 확연했다. 루나 시커들은 당연히 경계 속에서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밀며 니키타를 맞이했으나, 다 헤어진 테네브라룸의 교복과 그를 알아본 13기생 학우에 의해 무사히 인도되었다. 이날 못내 그리웠던 누군가의 온기, 따뜻한 잠자리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하지만 일은 그리 순탄하게 흘러가지 않았다. 니키타가 나하트로제 직후 사람들을 살해하는 것을 본 사람이 이클립스 내에 몇몇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사람을 도륙한 짐승을 어찌 받아들여야 하는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같은 13기생 학우들 중에서도 니키타의 합류에 관여한 이가 있었을테다. 니키타는 그 가운데에서 스스로의 죄를 인정하고, 고해했다. 용서를 빌어도 되지 않는다면 나를 벌해도 좋고, 그래도 성에 차지 않으면 죽음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이 작은 재판 속 결정권이 자신에게 없음을 알기에 니키타는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강경파가 한 수 접어주었다.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상황이 아닌가? 마녀 사냥 당시의 참극은 그들도 익히 알고 있으며, 충동을 제어하기 어려운 하울러가 그 상황을 견디기 어려웠을 점을 참작했다. 하나 루나 시커 내에서도 발레아 네아그라의 주민이 존재했기에, 그들을 달래기 위하여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절단했다. 이 과정 자체도 비인도적이라며 의견이 분분하였으나 니키타가 수락함으로 일단락되었다. 이것으로 제 죄를 일부 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러겠다는 반응이었다.
니키타에게는 다른 하울러들보다 보다 강력한 감시와 제재를 가하고 사람을 해칠 시 즉시 사살하기로 합의한 후, 기도를 받고 정식으로 루나 시커 세력에 합류한다. 그러며 박박 씻겨지고 옷도 새로 해 입어 나름 멀쩡한 꼴이 되기도 했다. 다만, 니키타는 아직까지 사람을 마주하는 것이 두렵기도 하고 이클립스 내에서도 감시를 위해 외부로 나가는 일보다 내부에서 필요한 일을 돕도록 했다. 이때 당시에도 키가 훌쩍 커 170중반에 가까운 키였다.
이클립스 합류 이후 발레아 네아그라에 주둔하며, 거주지 또한 이클립스와 가까운 숲 초입에 오두막을 지어 살고 있다. 피를 먹고 남은 고기는 이클립스로 넘겨주기도 하고, 장작이 필요하면 패서 가져다준다. 성역의 나무를 함부로 베어서는 안된다는 말도 옛말이 되지 않았나?
그리고 1792년, 퍼스트 블러드 탈취 사건이 벌어지면서 비로소 바깥으로 나가게 되었다. 인간의 이지를 뛰어넘는 육체를 가진 자를 이클립스에서만 썩혀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니키타 또한 그간 마음을 다잡았기에 그들을 도와 하울러와 나이트워커의 추적에 힘썼다. 여기서 산 속에서 오래 지낸 경험과 밝은 밤눈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전면전에 잘 나서지는 않았다. 다른 길을 걷게 된 학우를 만나는 것이 두렵기도 했고, 니키타는 필요 이상의 피를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후방 지원과 블러드 라인의 싸움에 인근 주민이 휘말리지 않도록 대피를 우선시하고, 거동이 불편한 자들은 직접 옮겨주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짐승의 흔적들은 감추며 행동했는데, 그것을 나중에 눈치챈 사람들이 더욱 질겁하는 것을 보고 그냥 아예 드러내기로 했다. 물론, 이것은 발레아 네아그라 내에서만 통용되는 말로 다른 마을에 갈 땐 열심히 숨긴다. 혼란을 끼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으니 말이다.
보통은 더 숨기지 않느냐 물으면, 어차피 알게 될 거 매도 먼저 맞으면 낫다나? 그리고 때론 짐승의 모습이 더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냥 크게 한 번 울어주면 무서워서 알아서 도망가기도 하고, 원초적인 공포 앞에서 목을 뻣뻣하게 세우는 이가 많지 않으니 말을 잘 듣는댄다. 그리 말하는 낯은 태연작약했으나, 이따금 먼 곳을 바라볼 때 그 속에서 깊은 외로움과 슬픔이 느껴진다. 한 집단에 몸을 담고 있어도 온전한 소속감을 느낄 수는 없지 않은가.
하여, 발레아 네아그라 내에서 사는 이들은 니키타가 하울러라는 사실을 거의 다 알고 있다. 개중엔 그 모습에 익숙한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다. 그리고 의외로 아이들은 니키타를 그다지 무서워하지 않았다. 처음엔 당연히 울음을 터뜨렸고, 니키타도 피해다녔으나, 몇 년 사이 익숙해진 아이들이 그 귀와 꼬리에 관심이 많은지 먼저 찾아오더라. 초기에는 난처해하다 이제는 마을로 내려가면 부모 몰래 잠깐 놀아주기도 하는 것 같다. 힘이 거뜬하니 여럿을 한번에 들고 빙글빙글 돌아주면 자지러지더라……. 그리고 덕분에 힘조절 하는 법도 차츰 익히고 있다.
가문에서 배워 다양한 무기를 다룰 줄 안다는 점에서 이클립스 내에서 루나 시커들에게 무기 다루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한마디로 전투 교사인 셈. 검, 창, 레이피어, 활, 총 등등……. 개중 가장 자신있는 것은 창술. 이해하기 쉽게 꽤 잘 가르치는 편이다. 대련할 때 힘의 차이가 있어 보통 봐주지만, 진심으로 대련하길 원하면 그리 해주기도 한다.
나하트로제 사건으로 인해 화재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겼다. 처음엔 횃불, 모닥불까지도 두려워했으나 지금은 많이 안정되었다. 하지만 불타는 집, 마을을 마주하면 그때의 기억이 살아나 이성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심장이 뜀박질하다, 결국 불 속으로 뛰어들려한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화마에 몸을 집어던지는 모습은 가히 자학적인 광경이다. “있어봐. 잠깐만, 잠깐만 다녀올게. 저 안에 누가 있을지도 몰라. 난 괜찮아, 난 웬만하면 죽지 않으니까 괜찮아…….”
루나 시커 진영 내의 13기생 학우들과는 연락이 활발하나, 그 외에는 따로 연락하지 않는다. 나이트워커는 애증에 가까운 감정을 지니고 있으며, 되도록 충돌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상대편의 하울러 또한 비슷하나 충돌 자체는 나이트워커보단 받아들이는 쪽. 하지만, 때가 다다른 지금 각오는 마쳤다.
페룸 발레에는 가지 않는다. 이 일이 있고 나서부터 한 번도 가지 않았다. 베틀렌 가와의 연락도 일절 하지 않으나…… 이클립스 내로 조달되는 무기를 보고 서로 무언가 짐작하는 바가 있는 것 같다. 구태여 언급하지 않는다.
만약 13기생 중 누군가 페룸 발레에서 베틀렌 가를 방문했다면, 누가 되었든 피해만 끼치지 않은다면 점잖은 태도로 응대해주었다. 그리고 막내 아들 이오안(니키타가 애칭으로 이오라 부르던 아이다.)이 자꾸만 말을 붙이고 싶어할테지만, 가주가 엄격히 금지시켜 방으로 돌려보냈다.
좋아하는 것은 돌아다니는 것, 시원한 것, 식사, 친구들 등등……. 싫어하는 것은 사람을 해하는 것, 혼자 있는 것, 숨이 막히는 것, 불, 불, 불……. 하여 아자젤의 힘을 나이트워커를 가장 두려워한다. 여전히 반응이 뚜렷해 호불호는 티가 잘 난다. 동물도 여전히 좋아하는데, 이젠 포식자의 입장이 된 상황이라 예전처럼 귀여워해주긴 어려운 모양이다. 인간이 먹는 음식도 여전히 즐긴다. 잘 먹고, 잘 크기도 했다. 21살 무렵 지금 키가 되었다.
일정한 선을 지키고 사는 것도 여전하다. 아니, 예전에 비해 더 심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그들과 자신은 다르다. 자신을 아껴주는 사람들에 대해 고마움과 애정은 품을지언정, 그들과 평생 함께할 수 없음을 은연중에 확신하며 살고 있다. 그렇지 않은가? 어느 날 기도가 통하지 않게 된다거나, 예기치 못한 일이 생긴다면 그 끝이 어떻게 될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인간을 사랑하지만 그 잔혹함까지 사랑할 수는 없어 타인을 온전히 믿지 않게 되기도 했다. 그러니 서로 상처받지 않도록 깊이 관여하지 않으려 애쓴다.
relationship ‧ 관계
▸ 아니카 노크티베르
❖ 진심전력 실전 대련!
아니카가 루나 시커에 합류한 뒤, 서로 급한 일이 없다면 꾸준히 대련하여 실력을 키우고 있다. 처음 니키타는 충돌을 피하고 싶어 설렁거렸으나, 딱 들켜 혼난 뒤로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무술 혹은 무기를 이용한 일반적이고 다양한 대련도 진행하나, 주 목적은 목숨을 건 전투에 대비한 피 튀기는 실전 대련이다. 이때만큼은 잠재운 야성을 깨우고 죽지 않을 때까지 서로를 몰아붙이는 것이 다른 이들 눈에는 살벌한 광경일 수도 있겠다.
▸ 아우렐리아 H. 솔렘
❖ 너는 싫어도, 네 가문은 좋아
아우렐리아에게 니키타 베틀렌은 결코 곁에 두어서는 안 될 불결한 존재였다. 1789년, 이성을 잃고 발레아 네아그라의 주민을 살해했던 니키타의 잔혹함을 목도했을 때부터 아우렐리아의 결론은 확고했다. 비록 그 대가로 니키타의 손가락 하나가 잘려 나가는 참혹한 광경을 지켜보았음에도, 아우렐리아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를 루나 시커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했다.
그러던 1792년의 어느 날, 아우렐리아는 그야말로 속이 터지는 소리를 니키타에게 하게 된다. 무엇이냐 하면, 그래도 네 덕에 네 가문을 알게 되어 루나 시커를 위한 계약을 채결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라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솔렘 가문의 이름으로 베틀렌의 공장으로부터 꾸준한 은제 무기 공급 계약을 쳬결한 것을 말한다. 니키타는 매번 궁금하지 않다고 피하지만, 아우렐리아는 계속해서 언급하는 걸 보면 분명 괴롭히려는 속셈일 것이다.
School de Tenebrarum.
informs us that the town of Bexham hath, within a short space, has been visited by three several misfortunes, which have caused much uneasiness among the inhabit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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